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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세상

공차 : 30대 평범한 주부(?) 김여진 대표가 성공신화라고

by JoeBaBi 2021. 1. 12.

사람들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원한다.

 

그래서 성공에 관한 이야기들은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를 위해 어떤 부분은 축소하고, 또 어떤 부분은 과장하기도 한다. 

 

 

30대 초반 평범한 주부의 340억 대박 신화

 

공차 열풍이 불던 2013, 2014년 당시 대표였던 김여진 전 대표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디어가 주목한 포인트는 30대 초반, 평범한 주부 들이었다. 즉 30 초반의 평범한 주부가 거둔 어머어머 한 성공을 이야깃거리로 삼은 것이다.

 

당시 공차코리아의 지분 65%를 매각한 금액만 340억 원이었다. 

 

평범한 주부가 초대박 딜을 터트렸으니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김여진 대표가 우리나라에 공차를 들여오기 전에 주부였던 것도 맞고, 오픈 시점에 30대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평범한' 주부와는 거리가 있다.

 

 

알려진 대로 공차 김여진 대표가 공차의 대만 본사로부터 한국의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따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아무에게나 허락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한 지역의 가맹사업 운영권을 파는 것이기에, 일반적으로 파트너의 자금력과 경영능력 등을 매우 중요시한다.

 

해외의 유명 프렌차이즈를 국내에 들여오는 곳들이 하나같이 대기업이나 규모를 갖춘 외식업체들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여진 대표에게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허가한 것은 공차 본사가 한국으로 확장할 마음이 그다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확장이 목표였다면 김여진 대표보다 좋은 선택지가 많았다.

 

한편 김여진 대표의 계획은 한국에 매장을 소규모르 여는 것이었고, 바로 그 점이 자신이 낙점받은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매장을 소규모로 운영한다면 점포를 너무 많이 열었을 때의 질적 하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공차

 

 

공차 전 김여진 대표
공차 전 김여진 대표

 

 

성공 신화의 이면

 

그런데 김여진 대표가 들인 대단한 정성은 사실 정말로 평범한 주부라면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공차의 창업에는 ANZ, 시티은행, 바클레이, 스탠다드차타드 등에서 일했던 남편의 도움이 매우 컸다.

 

애초에 그녀가 2007년 싱가포르에서 공차를 처음 접하게 된 것도 남편의 마틴 배리가 시티은행에서 아시아 태평양 디렉터로 발령받아 싱가포르로 이사했기 때문이었다.

 

 

마린 배리는

 

당시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일한 경력만 10년이 넘었고, 이후 스탠더드차타드의 한국 지사에서 최연소 전무가 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었다.

 

이런 남편의 지원은 강력한 뒷받침이 되었고 준비한 협상 등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공차코리아의 지분은 100% 남편인 마틴 배리의 소유였고, 김여진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 참여했다.

 

이는 마틴 배리가 없었다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경영자인 김여진 대표가 해외 브랜드인 공차를 한국에 안착시키는 데 많은 노력과 공이 들어갔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과연 이것을 '평범한 가정주부의 성공'으로 볼 수 있을까?

 

소유지분에서도 알 수 있듯, 공차는 김여진 대표가 아니라 부부의 기업이었다. 또 공동창업자인 남편의 커리어도 매우 비범하다. 대부분의 평범한 가정주부에게는 그런 남편이 없다.

 

공차_ 마틴 배리
공차 매각_ 유니슨 캐피털

 

 

 

창업 이후, 그리고 매각

 

공차의 본사가 김여진 대표와 계약한 것은 '수익성에 굴복하지 않고 레시피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가맹점이 증가하면 수익성으로 인해 레시피에 손을 대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를 살펴보면 대만 본사가 염려했던 일들이 그대로 벌어진다.

 

직영점이 매우 큰 인기를 끌자 가맹 문의가 폭주했다. 이때부터 공차코리아는 직영에서 가맹사업으로 전환을 선택한다.

 

본사의 입장에서 프렌차이즈 시스템은 적은 비용으로 빠른 확장을 할 수 있으므로,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 있을 경우 지역을 빠르게 장악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반면 가맹점포의 통제와 관리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결국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들은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상품과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경험하게 된다.

 

공차 코리아 또한 단기간에 매장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가맹점과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균일하지 않은 품질과 질적 하락으로 이어였다.

 

 

공차코리아는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째인 2014년 10월 유니슨 캐피털에 지분 65%를 340억 원에 매각한다.

 

당신 언론에서 극찬하던 '평범한 부주의 340억 대박 신화'의 방점이었다.

 

 

그런데 관리의 한계가 올 정도로 확장을 결정한 것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공차코리아의 결정이었다.

 

공차의 매각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의아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공차의 성공을 오롯이 '주부 성공 신화'로만 보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애초에 공차코리아의 실소유주는 김여진 대표가 아니라 마틴 배리였고, 글로벌 금융 기관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그가 매각과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2019년 1월에 유니슨 캐피털의 공차 매각 뉴스가 나오면서 그가 지분을 매각할 때 동반 매각 청구권 조항을 넣은 것으로 밝혀져, 이 성공 신화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그가 매각 이후 싱가프로에서 브랜드 하우스 캐피털이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했음을 감안하면, 공차의 놀라운 성공근 마틴 배리와 배우자인 김여진 대표가 함께 협력해서 만들어 쌓아 올리고 마무리를 지은 것이다.

공차 1호점 오픈당시
인수 이후 공차 투자내역

 

 

 

김여진 대표 부부의 확실한 우위

 

이것을 과연 '평범한 주부의 성공신화'로 볼 수 있을까?

 

김여진 대표가 공차 대만 본사를 설득하기 위해 들인 노력과 추진력을 보면 누구에게나 귀감이 될 만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만약 자원이 거의 비슷한 경우라면 이러한 부분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들겠지만, 경쟁에서 자원의 차이는 분명 큰 부분이다.

 

실제로 남편인 마틴 배리의 비즈니스와 투자금융에 대한 이해력, 협상력, 자금지원 등은 사업가 개인의 차원에서 보자면 어지간히 사람이 범접하지 못할 우위였다.

 

김 대표만 보자면 우위라고 말할 요소들이 부족하다.

 

그러나 부부로 묶어서 보면 김 대표 부부는 시작에서 어떤 사람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우위를 잘 이해하고 활용했고, 여기 적당한 운이 더해져 극대화된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결코 평범한 주부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거둔 결과물이 아니다.

 

 

의지와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정신승리의 신화는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적어도 그런 신화를 멀리하고자 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공차 메뉴
공차 메뉴

 

 

 

그렇다면 공차의 성공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우선 멋져 보이는 성공 스토리에 섣불리 감동하기보다는 한 번 의심하는 게 좋다는 것, 그리고 사업가와 그 가족은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또한 사업에서는 자원과 역량이 매우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아무것도 없이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성공을 이루었다는 사람이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자.

 

대부분 자신이 가진 자원의 우위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거나 숨기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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